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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녹나무의 여신'을 읽고무념무상일상/히가시노 게이고 2024. 9. 15. 15:12
등장인물: 레이토, 치후네, 모토야, 유키나, 구메다, 모리베
레이토가 녹나무의 파수꾼이 된 이후 찾아온 이야기.
줄거리(스포O)
유키나는 녹나무 신사를 찾아와 자신의 시집을 판매하고 싶다고 한다. 녹나무의 파수꾼 레이토는 이를 허락한다.
구메다는 이 시집을 훔치려다 레이토와 유키나에게 들키고 만다. 돈이 없어서 나중에 주겠다고 했지만 과연?
모리베의 집에 강도사건이 발생한다. 현금이 사라졌고 용의자는 구메다. 구메다는 모리베의 집에 침입한 것을 인정하지만 현금에는 손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인지장애를 앓고 있던 치후네는 레이토를 인지장애 카페로 데려간다. 그 곳에서 레이토는 중학생 모토야를 만난다.
모토야는 사고로 뇌를 다쳤고 그 영향으로 잠을 자고 일어나면 전날 기억이 모두 사라진다고 한다. 그래서 매일 일기를 쓰고 있으며 매일 새로운 나로 살아가고 있다.
모토야는 어린 시절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부모님과 매실 찹쌀떡을 먹는 순간을 꼽았다. 찹쌀떡집이 문을 닫았기 때문에 찹쌀떡 맛을 기억하는 이는 모토야밖에 없었다. 레이토가 기막힌 아이디어를 제안하는데 모토야의 예념을 모토야 부모님이 수념하는 것이다. 찹쌀떡 맛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 방법으로 모토야는 다시 한 번 부모님과 매실 찹쌀떡을 먹게 된다.
그림에 소질이 있던 모토야는 스토리 작가 유키나와 그림책을 그려나간다. 둘은 그림책을 완성한 뒤 인지장애 카페에서 발표회를 가졌다. 발표를 맡은 사람은 치후네. 그림책은 출판까지 되어 세상에 나오게 된다. 모토야에게 최고의 하루였지만 자고 일어나면 모두 잊어버린다는 사실이 너무 잔인하다. 그래서 모토야는 셀프 기념을 하기로 했다. 이 행복한 순간을 녹나무에 예념한 뒤 나중에 꺼내먹듯 수념하는 것이다.
모리베 집의 강도사건 범인은 유키나였다. 유키나는 모리베에게 돈을 받고 데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모리베가 집으로 끌어들여 강제 추행을 시도했던 것이다. 구메다는 유키나가 범인임을 알고 있었지만 초라한 자신이 누군가를 지킬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함구해왔던 것이다. 범인이 유키나임을 알고 있던 사람은 구메다 뿐만이 아니었다. 레이토와 치후네, 경찰까지도 알고 있었지만 그림책 출판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모토야는 사실 시한부였는데, 모토야의 부모는 이를 모토야가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찹쌀떡 맛을 전달하는 기념 과정에서 모토야도 이를 알고 있음을 알게 된다. 모토야의 병세가 악화되어 셀프 수념을 하기 위해 부모님이 데리고 왔다. 수상한 분위기를 풍기며 레이토를 신사에서 내보내려고 하는 모토야의 부모님. 부모님은 셀프 수념하는 모토야가 가장 행복한 순간일 것이고 이 때 모토야에게 주사를 놓으려 했다. 말싸움이 이어지던 와중에 기념시간이 끝났고 모토야는 행복한 순간을 수념하며 생을 마감했다.
레이토는 출판된 그림책을 들고 치후네가 있는 요양시설로 향했다. 치후네는 레이토에게 책을 받아들고 간호사에게 말했다.
"이거, 여기 이 서점 아저씨가 주셨어요"
레이토는 눈물을 참으며 말했다.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는 책이에요. 세상에서 가장 멋진 그림책이에요."
'치후네 씨, 당신이야기에요'
느낀 점
믿고 보는 녹나무 이야기. 두꺼운 책이지만 단편처럼 순식간에 읽었다.
예상되는 뻔한 감동이지만 밀어낼 수가 없었다.
녹나무의 파수꾼에 이어 다시 한 번 레이토는 선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시집 도둑놈을 잡을때처럼 차가워져야할 때는 차가운 사람.
나였다면 시집을 팔게하지도 않았을거고 싸가지없는 모토야와 친해질 일도 없었을 것이다.
비현실적인 녹나무 세계관에서 느낀 현실적인 교훈이 있다면 '타인에게 친절하라'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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