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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iary] 히가시노 게이고의 '비밀'을 읽고
    무념무상일상/히가시노 게이고 2022. 10. 6. 00:28

     

    줄거리(스포O)

    야간 근무를 마친 헤이스케는 아내와 딸의 사고 소식을 듣게 된다. 나가노에서 스키버스가 추락한 것이다.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아내 나오코와 딸 모나미는 의식이 없다. 나오코가 눈을 떴지만 마지막으로 모나미의 손을 잡은 뒤 사망한다.

    헤이스케는 모나미가 눈 뜨기를 기다린다. 그의 바람대로 모나미는 눈을 뜬다.

     

    깨어난 모나미의 육신에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나오코의 영혼이 들어왔다. 헤이스케는 나오코와 둘만 아는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사람이 모나미가 아니라 나오코임을 확인한다. 나오코는(모나미의 몸이지만) 건강을 회복하고 퇴원한다.

     

    헤이스케는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버스 운전기사가 졸음운전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함이었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까지 돈을 많이 벌고자 했던걸까?

     

    나오코는 집에서는 헤이스케의 아내이지만 그 외에는 모나미로 살아간다. 모나미의 삶이 헛되지 않도록 열심히 공부한다. 명문 중학교, 명문 고등학교에 진학한다.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헤이스케는 우스울 정도로 모나미에게 질투심을 느끼고 모나미의 통화 내용을 도청하기까지에 이른다. 나오코와 헤이스케는 서로의 관계가 무너져가는 것을 두려워한다.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이 밝혀진다. 버스 운전기사 가지카와는 전 부인 네기시 노리코와 아들 네기시 후미야에게 다달이 돈을 보내고 있었다. 후미야가 대학을 가기 위해 필요한 비용을 지원해준 것이다. 가지카와는 후미야가 친아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노리코와 이혼했지만 후미야가 대학에 가는 것을 돕고 싶었던 것이다.

     

    어느 날, 헤이스케는 나오코가 아닌 모나미와 마주하게 된다. 모나미의 육신에 모나미의 영혼이 돌아온 것이다. 모나미가 잠에서 깨면 나오코가 돌아오고 반대로 나오코가 자고 일어나면 모나미가 돌아왔다. 모나미의 육신에 모나미와 나오코의 영혼이 교대로 나타난 것이다. 모나미는 나오코가 5년 동안 살아온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어야 했다. 둘은 동시에 존재할 수 없기에 서로에게 편지를 써 소통한다.

     

    나오코가 존재하는 시간은 날이 갈수록 줄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모나미가 말했다. 

    아빠, 오늘 밤에는 엄마 안 나올 거야.

     

    모나미와 헤이스케는 야마시타 공원으로 드라이브를 갔다. 이 곳은 헤이스케와 나오코가 처음으로 데이트를 했던 장소다. 둘은 벤치에 앉았다. 모나미가 잠들고 나오코가 잠에서 깨어났다. 나오코는 헤이스케게 마지막으로 작별 인사를 한다. 나오코가 마지막 잠에 들고 모나미가 돌아왔다. "엄마 정말 가버렸어?"라는 모나미의 물음에 헤이스케는 고개를 끄덕인다.

     

    모나미의 결혼식이 있는 날이다. 헤이스케는 가지카와의 유품인 회중시계를 결혼식에 가져가려 한다.(클래식하게도 모나미의 신랑은 바로 후미야다.) 회중시계가 고장난 바람에 시계방으로 왔다. 시계방 주인 고조는 "양쪽 다 유품으로 참석하는 셈이잖아."라는 말을 한다. 모나미가 나오코의 반지를 가져와 새 신부 반지로 디자인을 변경해달라고 했다는 것이다.(나오코는 세상을 떠났으니 나오코의 반지도 회중시계와 마찬가지로 유품인 셈이다.)

     

    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나오코의 반지가 어디에 있는지 아는 사람은 헤이스케와 나오코 뿐이다. 모나미는 나오코의 반지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나오미가 알려줬다 해도 새 반지를 만들 이유가 없다. 헤이스케에게 감출 이유는 더더욱 없다. 모나미가 진짜 모나미라면 말이다.

     

    나오코... 당신, 아직 사라지지 않은 거야? 단지 사라진 척했던 것 뿐이야?

     

    결혼식장에 도착한 헤이스케는 9년 동안 연기해온 나오코를 만난다. 하지만 아무말도 할 수 없다. 나오코가 말하지 않는 한, 그녀는 모나미다. 헤이스케도 이를 인정하고 목이 쉬도록 울었다.

     

    느낀 점

    이 책이 눈에 들어온 이유는 딱 하나. 히로스에 료코.

    '히로스에 료코를 떠올리며 읽을 수 있는 캐릭터가 있겠구나' 싶었다.

     

    소설은 철저하게 헤이스케의 시점으로 묘사된다. 찌질하고 바닥을 찍는 모습도 나오지만 비난하기도 힘들다.

    누구라도 헤이스케의 상황에 처한다면 자신의 밑바닥을 보게되지 않을까?

     

    아내가 딸의 몸을 하고 있어 부부의 밤 일 또한 불가능하다. 줄거리에는 생략했지만 밤 일과 관련된 장면이 여러 번 나온다. 이를 거북하게 보는 사람들도 있더라. 근데 현실적으로 묘사했다고 생각한다. 전혀 거북하진 않았음.

     

    나오코의 캐릭터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든 일을 해내는 멋진 여성. 대사 하나하나가 똑부러지는 나오코의 모습을 보여준다. 나오코 본인을 세상에서 지워간다는 결심까지 나오코스럽다.

     

    굉장히 몰입해서 읽었다. 헤이스케는 딸을 잃은 걸까, 아내를 잃은 걸까.. 아마도 죽을 때까지 답을 내릴 수 없을 것이다.

    어쨌든 헤이스케 불쌍함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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